
‘고봉동 소개’ 책자 발간.
[이코노미세계] 고양특례시 일산동구 고봉동이 자칫 잊힐 수 있는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되살리는 뜻깊은 작업을 마무리했다. 고봉동은 24일 지역의 유래와 문화유산, 역사 인물 등을 담은 '고봉동 소개' 책자를 발간하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지역 스토리텔링 자원으로 본격 활용에 나섰다.
이번 책자에는 고봉동 관할 5개 법정동을 중심으로 마을의 이름 유래, 전해 내려오는 전설, 보존 중인 문화유산, 지역을 빛낸 인물들에 대한 기록이 담겼다. 특히 조선시대 성리학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고봉 기대승 선생과 고양 지역의 팔현(八賢), 선비정신의 현대적 의미 등을 흥미롭게 풀어내 학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고양시 시정소식지 '고양소식'에 실린 나종현 서울여대 사학과 교수의 기고문이 인용되며 내용의 깊이와 신뢰도도 더했다.
이번 책자는 지난 2020년 고봉동 주민자치회에서 자체 제작했던 마스터 인쇄본을 바탕으로, 시 예산을 지원받아 대폭 보완·재구성한 개정판이다. 내용의 정교함은 물론 디자인 완성도도 높여 전 연령층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책자는 벽제초·성석초 등 지역 초등학교 전교생은 물론, 각 마을회관과 경로당, 새로 전입한 가정 등에도 폭넓게 배포된다. 향후에는 지역 기업의 상품명 선정, 마을 축제 및 문화행사 등에서도 고봉동 고유의 이야기 자원으로 적극 활용될 계획이다.
문영기 고봉동장은 “점차 사라져 가는 지명과 전통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세대 간 간극을 좁히고, 주민 모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기존 주민들에게는 애향심을, 새로운 주민들에게는 ‘제2의 고향’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봉동은 최근 몇 년 사이 대단지 빌라 단지와 창고, 공장 등 신흥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물류와 생산의 거점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연부락과 유서 깊은 유적들이 지역 곳곳에 남아 있어 고양시 내에서도 ‘전통의 결’이 가장 뚜렷한 곳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정체성은 주민들의 자긍심을 키우는 원천이자, 도시와 농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지역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책자 발간을 계기로 고봉동은 단순한 행정구역을 넘어, ‘이야기가 살아 있는 마을’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마쳤다. ‘지명은 기억의 그릇’이라는 말처럼, 고봉동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지역을 넘어 고양시 전체의 역사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