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폭우가 잦아진 여름, 전국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재난 상황이 속출하는 가운데, 수원특례시가 한층 강화된 현장 중심의 대응체계를 선보이고 있다. 19일 오전, 수원 권선구의 한 아파트 외벽에서 붕괴 우려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보고 직후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조치에 나섰다.
현장에는 경찰과 시청 공무원, 안전관리 인력 등 20여 명이 즉각 투입돼 외벽의 균열 상태를 정밀히 점검하고, 주변 주차 차량을 신속하게 대피시켰다. 인명 및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수원시는 ‘과잉대응도 감수한다’는 원칙 아래 철저한 예방과 신속한 대응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시청 재난상황실로부터 즉시 보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다”며 “외벽 주변을 꼼꼼히 살피고 주차 차량 대피 및 통제 조치를 즉시 시행했다.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신고가 접수된 권선구 일대는 최근 연일 계속된 집중호우로 토질이 약해지고 지반이 불안정해진 상태였다. 수원시는 아파트 외벽뿐만 아니라 옹벽, 급경사지, 하천 인접지 등 붕괴나 침수 우려가 있는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수원시는 특히 주말에도 강한 비가 예보됨에 따라 비상대응 체제를 강화하고, 시 전역의 취약시설물에 대한 순찰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재난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기상 상황과 연계한 실시간 대응 체계도 준비 중이다.
재난 현장에서 직접 현장 상황을 점검한 이 시장의 대응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실질적인 행정 리더십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 이 시장은 외벽 상태에 대한 기술진의 설명을 청취하고, 주민들에게 직접 안전 상황을 설명하는 등 시민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섰다.
한 주민은 “시장이 직접 찾아와서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됐다”며 “요즘같이 날씨가 불안정한 시기에는 이런 즉각 대응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안전은 과잉이란 말이 없듯, 필요하다면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시민 여러분의 불편을 최소화하되, 그 무엇보다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원시의 재난안전정책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을 넘어서 장기적인 도시 회복력(resilience)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과거 도시계획 전문가 출신답게, 도시의 구조적 안전성과 시민 참여 기반 재난 대응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시는 현재 비상 대응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학교, 공공시설,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을 대상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재난 안전 모의 훈련’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사회와 협업하는 ‘민관 재난안전 협의체’ 구성도 검토 중이다.
권선구 아파트 거주민 김모 씨(47)는 “시청에서 문자도 빠르게 왔고, 현장에서 경찰과 안전요원이 빠르게 움직여서 불안감이 덜했다고 했다.”
자원봉사자로 현장에 있던 이모 씨(32)도 “현장에 시장이 직접 와서 상황을 듣고 있는 모습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냥 지시만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느낌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수원시의 ‘현장 중심, 예방 우선’ 기조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일회성 대응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의 선제 대응은 매우 바람직하지만, 예산 확보와 인력 배치 등 중장기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향후 시의회와 협의해 재난안전분야 예산 확대를 추진하고,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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