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시장 다변화로 고용 창출·지역경제 활력 기대

[이코노미세계] 성남시가 올해 해외시장 개척단 사업을 통해 총 1,740억 원 규모의 수출 상담 실적을 거두며 ‘중소기업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 세계 한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무대로 한 시장개척 전략은 메디바이오·뷰티·신약 등 지역 강점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성남시는 올해 4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서 1,233억 원 규모의 상담을 성사시키며 기선을 제압했다. 8월에는 동남아 시장개척단이 318억 원, 그리고 9월 UAE 두바이에서 열린 메디바이오 상담회에서는 189억 원 상담과 117억 원 계약 추진 성과를 거뒀다. 총 427건, 1억 2,100만 달러에 달하는 상담 규모는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세를 보이며 꾸준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두바이 현지 상담회에서는 33개 바이어사가 참여해 총 60건의 상담이 오갔다. 뷰티 디바이스 제조사 프리윈드는 현지 의료장비 유통사 도라 메디컬과, 개량신약 개발업체 바이오아쳐스는 알제리 무역사와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는 단순한 상담 성과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계약 체결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성남시가 집중하는 분야는 메디바이오, 뷰티, 제약·신약 등 ‘강소기업 특화 산업’이다. IT 기반 헬스케어, K-뷰티, 신약 연구개발 등은 글로벌 수요가 높은 영역으로,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성남시는 단체 파견뿐 아니라 해외 전시회 참가도 지원한다. 오는 10월 말레이시아 뷰티엑스포, 11월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내년 1월 CES 2026 참가 계획이 그 일환이다.
성남시 해외시장 개척단 사업의 핵심은 신흥시장 다변화다. 국내 중소기업 다수가 미·중·일 등 전통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중동·동남아·북아프리카 시장은 새로운 활로로 부상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성남시가 개별 기업으로는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을 ‘공동 개척’ 방식으로 지원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한다. 이는 해외 인증, 물류, 마케팅 비용을 지자체가 일부 분담함으로써 중소기업의 리스크 분산 효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성남지부 관계자는 “1,740억 원 상담 실적은 단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역경제 차원에서는 신규 고용과 수출 기반 확대, 장기적으로는 세수 증대 효과로 연결된다”며 “수출 1억 달러 증가는 약 1천 명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담 성과가 곧바로 실질적 수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의 MOU가 실제 계약 체결로 연결되려면 인증·품질관리·사후관리 등 후속 절차가 필수다.
성남시는 이에 대응해 ▲해외 지사화 사업 ▲규격 인증 지원 ▲계약 사후 모니터링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상담에서 끝나지 않고 계약과 판매로 이어지도록, 사후 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성남시 해외시장 개척단 사업은 단순히 수출 상담 규모 확대에 그치지 않고, 지역 강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인큐베이팅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다변화된 신흥시장 공략과 단계별 지원은 ‘지방정부 주도의 경제 외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내년 CES 등 후속 행보에 성남 기업들의 글로벌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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