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여러분이 알고 있는 아프리카의 국가는?”
경기도 시흥시 배곧해솔중학교 1학년 10반 교실. 전자칠판에 문구가 뜨자 학생들의 태블릿PC에는 아프리카 대륙 지도와 함께 입력창이 함께 열렸다. 학생들은 각자의 기기를 통해 떠오르는 나라 이름을 적기 시작했고, 실시간으로 교실 화면에 학생들의 답변이 공유됐다. 궁금한 점은 즉시 질문방에 올리면, 교사는 학생의 이해도를 반영해 맞춤형 설명을 제공한다. 이른바 ‘깨어있는 교실’이다.
이 교실에서 가능한 학습의 변화 중심에는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는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Hi-Learning)’이 있다. 학생별 수준과 학습 유형에 따라 과제를 제시하고, 실시간으로 이해도를 분석해 피드백을 주는 이 시스템은, 이제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교육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수업 장면을 공개하며 “아이들이 깨어있는 교실”이라며 “미래 교육의 방향을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에는 나미비아공화국, 우간다공화국, 탄자니아연합공화국 교육부 관계자들이 경기도교육청과 ‘경기이음온학교’, 수원 산의초등학교 등을 잇달아 방문해 하이러닝 활용 수업을 직접 참관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주최로 열린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에서 하이러닝이 소개된 이후 큰 관심을 가져왔고, 이번에는 직접 그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사절단은 참관 후 “방문한 학교에서 졸고 있는 아이를 보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학생들이 수업에 몰입하고, 질문과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AI를 활용한 교육이 이렇게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전했다.
하이러닝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 중심’이다. 전통적인 교사 중심의 일방적 강의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수업 내용을 달리 제공한다. 학생은 흥미를 잃지 않고 학습을 이어가며, 교사는 학급 전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도 개별 지원이 가능해진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하이러닝의 이 같은 시도에 대해 “AI기술이 교실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교육 격차 해소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공교육의 혁신 방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태희 교육감은 “하이러닝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되찾기 위한 수단”이라며 “학생 한 명 한 명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교실, 그것이 경기도가 지향하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하이러닝을 도내 모든 중학교와 초등 고학년 학급에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제 교류와 연계를 통해 교육 혁신 모델로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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