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예전에는 고지서가 늦게 도착하거나 분실돼 가산세를 낸 적이 있다. 이제는 카카오톡으로 바로 알림이 와서 납부 기한을 놓칠 일이 없다.
수원시 영통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1) 씨는 올해 재산세를 처음으로 ‘모바일 전자고지’를 통해 납부했다. 종이 고지서를 기다릴 필요도, 은행 창구에 갈 일도 없어졌다. 알림 메시지 한 번이면 확인과 납부가 모두 끝났다.
이처럼 ‘손 안의 세금 고지’가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수원시의 납기 내 징수율이 크게 개선됐다. 올해 9월 재산세 징수율은 93.9%로, 전년(91.5%)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징수액 역시 133억 원 증가한 1865억 원에 달했다.
수원시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전자고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인전자문서중계자(카카오·KT 등)를 통해 납세자 본인 명의 스마트폰으로 고지서를 발송하는 방식이다.
시는 전자고지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주민등록번호 연계정보를 활용해 고지서를 자동 발송하고 있다.이로써 납세자들은 세금 고지를 놓칠 우려가 줄었고, 종이 우편 분실로 인한 민원도 대폭 감소했다.
그 결과, 주민세(개인분) 징수율은 전년 대비 6.5%포인트, 자동차세(1기분)는 6.3%포인트, 등록면허세는 3.1%포인트, 재산세(1기분)는 2.4%포인트 각각 올랐다. 시는 “편리함이 곧 납세 문화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모바일 전자고지가 전면화되면서도, 시는 여전히 ‘사람이 직접 챙기는 행정’을 놓치지 않는다. 9월 재산세 고지서 1차 발송(9월 24~26일, 16만 4688건) 이후에도 반송분이 발생하면 담당 공무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납부를 안내하고, 고지서를 재발송한다.
시 세정과 관계자는 “모바일 고지로도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럴 땐 반드시 전화를 걸어 사정을 묻고, 필요한 경우 직접 찾아가 안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행정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인간적인 접점이 더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전자고지의 가장 큰 변화는 시민들의 세금 인식이다. 과거에는 종이 고지서 분실이나 발송 지연으로 납기일을 넘겨 가산세를 내는 일이 흔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알림이 오자마자 즉시 확인하고 납부할 수 있어 ‘체납 없는 도시’로 한 걸음 다가섰다.
수원시는 지난 8월 모바일 전자고지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행정 분야 전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기존 6종에서 18종으로 확대된 전자고지 항목에는 ▲주정차·전용차로 위반 고지서 ▲주민등록 신규 발급 통지서 ▲군소음 보상금 결정 통지서 등 일상과 밀접한 민원문서가 포함됐다.
즉, ‘세금’만이 아니라 시민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디지털 행정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시는 향후 모든 행정 고지 과정을 모바일로 일원화해 시민이 불필요한 대면 절차를 거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수원시의 모바일 전자고지는 단순한 IT 행정 도입을 넘어 시민과 행정을 연결하는 신뢰의 기술로 자리 잡았다. 세금 납부라는 일상적 의무를 기술이 매개해 ‘신속하고 투명한 행정’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수원시의 모바일 전자고지 정책은 이제 단순한 세무 서비스가 아니라 생활 속 행정의 진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납세 편의, 민원 감소, 세입 안정이라는 행정적 효과를 넘어, 시민의 일상 속 불편을 줄이는 사회적 가치가 크다.
세금 납부의 디지털 전환은 결국 “행정이 시민의 손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이다. 종이에서 스마트폰으로, 절차에서 체감으로 옮겨간 변화의 중심에 수원시가 있다. 이제 시민들은 말한다. “세금 고지서, 이제는 내 손 안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시정 소식’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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