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9월 5일 추가 상영 예고
- “생활 속 문화 향유 기회 확대”

[이코노미세계] 여름밤 공원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가족·이웃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는 낭만적인 풍경이 의왕시 한복판에서 펼쳐졌다. 김성제 의왕시장이 추진한 ‘우리동네 돗자리 영화관’이 첫 상영회부터 300여 명 시민을 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올린 것이다.
이번 실험적 문화정책은 단순한 야외 영화 상영을 넘어, 공원을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지방도시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8월 23일 저녁, 백운호수공원 잔디광장은 대형 LED 스크린과 빈백, 돗자리, 푸드트럭으로 가득 찼다. 이날 상영된 첫 작품은 뮤지컬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시민들은 푸른 잔디에 자리를 잡고 별빛을 벗 삼아 영화를 즐겼다.
의왕시는 행사에 맞춰 빈백·돗자리 대여, 푸드트럭 운영, 응급 부스 설치까지 세심히 준비했다. 덕분에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안전하고 편안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김성제 시장은 행사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많은 분들이 만족해 주셔서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더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공원의 별빛과 함께 영화를 본 특별한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멀리 가지 않아도 가족과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가 생겨 기쁘다”며 “정례화되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시민 반응은 뜨거웠다. 행사 당일 300여 명이 모였고, SNS에는 “공원이 살아났다”,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는 후기가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문화 향유 기회가 부족한 지역일수록 생활권 내 소규모 문화행사의 효과가 크다”며 “지방정부 차원의 문화정책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돗자리 영화관은 오는 8월 30일 왕송호수공원에서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2’, 9월 5일 갈미한글공원에서 영화 ‘말모이’를 상영할 예정이다. 모두 오후 7시 30분 시작으로, 지역별 특성을 살린 배치가 눈길을 끈다.
문제는 이 같은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초기 호응이 크더라도 행사가 정례화되지 못하면 정책 효과는 반감된다”며 “예산 구조, 지역 문화단체와의 협력, 시민 자원봉사 네트워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문화정책 흐름은 ‘문화분권’과 ‘생활문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서울·수도권 대형 공연장 중심의 문화소비에서 벗어나, 지역 공원·광장 같은 생활 공간에서 시민들이 쉽게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의왕시 사례는 지방도시에서도 얼마든지 문화적 상상력이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공원 활용 문화행사는 지역 공동체 결속과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의왕시가 모델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의왕시 ‘돗자리 영화관’은 단순한 여름밤 이벤트를 넘어, 지방도시 문화정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세대·이웃을 잇는 스크린은 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지역 공동체의 온기를 더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지속성이다. 의왕시가 생활문화의 선도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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