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지난해 8월 문을 연 별내선(서울지하철 8호선 연장)이 경기 동북부 교통 지형을 바꿔놓았다. 개통 1년 만에 이용객은 약 30% 늘었고, 출퇴근 시간은 20분 이상 단축됐다. 단순한 노선 신설을 넘어, 생활권과 통근 패턴을 재편한 ‘생활철도’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별내선 경기도 구간 5개 역사(장자호수공원·구리·동구릉·다산·별내)의 하루 평균 승객은 개통 첫 달(2024년 8월) 6만4천 명에서 올해 6월 기준 8만4천 명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환승역인 구리역(경의중앙선)과 별내역(경춘선)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구리역은 하루 평균 1만1,800명에서 1만7,600명으로 49.3% 늘었고, 별내역은 1만2,300명에서 1만8,300명으로 47.3% 증가했다.
경기도 철도건설과 관계자는 '구리역은 강북·강남을 잇는 관문이고, 별내역은 강원·경기 북부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한다. 환승 편의가 높아진 덕분에 승객이 몰린 것이다.
별내선 개통은 시간 절약 효과가 뚜렷하다. 개통 전에는 별내~잠실 이동 시 광역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해 50분 이상 걸렸지만, 지금은 27분대면 도착한다.
열차 운행 횟수도 늘었다. 하루 292회였던 운행은 올해 상반기 324회로 32회 증편됐다. 혼잡률 역시 평균 153%에서 137%로 약 16% 감소했다.
남양주 거주 직장인 김 모(38) 씨는 “예전엔 아침마다 버스를 세 번씩 갈아타느라 체력적으로 지쳤는데, 지금은 지하철 한 번이면 돼 하루가 덜 피곤하다”며 “저녁 시간엔 운동이나 모임을 가질 여유도 생겼다”고 말했다.
별내선은 서울 강동구 암사역에서 시작해 구리·남양주를 거쳐 별내역까지 연결된다. 수도권 동북부 주민을 서울 강남권과 직결하는 광역철도망으로, 수도권 통합요금제를 적용받는다.
이 노선의 개통으로 경기 동북부는 서울 접근성이 한층 강화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별내선은 버스·도로 중심이던 교통 수요를 분산시켜 도심 교통 혼잡 완화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별내선 개통이 부동산 가치와 지역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교통이 편리해진 지역에는 인구 유입과 상권 확장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 도시정책연구본부 박 모 박사는 “별내선은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경기 동북부의 주거·상업지로서 매력을 높이는 요소”라며 “향후 추가 연장이나 환승망 확충이 이뤄지면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는 별내선 성공을 발판으로 철도 교통망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도봉옥정선, 옥정포천선, 고양은평선, 강동하남남양주선, 송파하남선 등 다수의 노선이 추진 중이다.
김기범 경기도 철도항만물류국장은 “별내선 개통은 지역주민 이동권과 교통복지를 향상시킨 전환점”이라며 “추가 노선의 적기 완공으로 수도권 전역에 더 편리한 교통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주 다산동 거주 주부 이 모(45) 씨는 “예전엔 서울 강남 가려면 하루 일정의 절반을 교통에 써야 했지만, 이제는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하다”며 “아이들 교육·문화생활 범위도 넓어졌다”고 전했다.
출퇴근뿐 아니라 여가·문화·교육 접근성까지 달라진 셈이다. 별내선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지역 주민의 생활 반경을 확장시킨 ‘변화의 선로’가 되고 있다.
별내선 개통 1년의 변화는 수치로도, 시민들의 체감으로도 분명하다. 앞으로 경기도가 계획 중인 다른 광역철도 사업이 완성되면 수도권은 더 촘촘하고 빠른 생활권 네트워크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바꿔놓은 별내선이, 앞으로 경기 동북부를 넘어 수도권 전체의 교통 혁신 모델이 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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