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도시. 이 한 문장은 화성도시공사가 최근 3년 연속으로 ‘웹 접근성 품질인증마크’를 획득하며 보여준 철학을 압축한다. 공공기관의 정보 서비스가 장애인·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닿기 어려웠던 기존 관행을 깨고,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행정을 실현했다는 평가다.
웹 접근성 품질인증은 단순히 홈페이지의 기능적 완성도를 평가하는 제도가 아니다. '지능정보화 기본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근거해, 장애인·비장애인·고령자 누구나 차별 없이 공공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국가 표준 지침을 충족해야 한다. 즉, ‘모두를 위한 공공성’의 척도다.
HU공사는 이를 위해 화면 낭독 프로그램과 호환되는 콘텐츠 구조, 키보드만으로 메뉴 이동이 가능한 인터페이스, 색상 대비 강화, 글자 크기 조정 기능 등을 순차적으로 개선해왔다.
특히 시각장애인 이용자를 위한 음성 안내 기능은 ‘자동화된 접근성 보정 시스템’을 도입해, 공사 홈페이지 내 모든 공지사항과 공고문이 실시간으로 음성 지원되도록 했다. HU공사가 3년 연속 품질인증을 획득한 점은, 단순한 유지가 아닌 ‘지속 가능한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공공기관 대부분은 인증 획득 이후 유지 관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매년 재심사 통과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HU공사는 내부 전담팀 운영과 정기 점검 프로세스를 정착시켜, 정보 취약계층의 불편 요소를 사전에 점검·개선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한병홍 사장은 “웹 접근성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공사의 경영철학이자, 시민 신뢰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또 “디지털 행정이 발전할수록 ‘배제되는 시민’이 없어야 한다”며 “정보 이용의 평등권을 공공기관이 앞장서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HU공사는 올해부터 고령자 친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도입했다. 공사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큰 글씨 보기’, ‘고대비 모드’ 버튼이 상단 고정되어 있으며, 한 번의 클릭만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특히 60세 이상 이용자가 자주 찾는 메뉴(분양 공고, 채용 안내, 공지사항 등)는 시각적 강조를 강화해 접근 동선을 최소화했다.
HU공사의 시도는 단순히 웹사이트 개선을 넘어, 지역 공공기관이 ‘디지털 포용’의 사회적 가치를 구현한 대표 사례로 주목받는다. 화성시는 급속히 성장하는 산업도시이자 다양한 인구층이 공존하는 도시다. 공공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속도에 비례해 정보격차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HU공사는 홈페이지를 단순한 정보창구가 아닌 시민 참여 플랫폼으로 확장해왔다. 예를 들어, 공사 관련 공지·사업계획·입찰정보 외에도 ‘시민 제안’과 ‘정보공개 청구’ 기능을 직관적으로 배치해, 시민이 공공정보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장애인 단체, 노인복지시설 등과 협업해 ‘웹 접근성 시민자문단’을 구성, 실제 사용자의 불편 사항을 직접 반영하는 구조를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HU공사의 이번 성과가 지방 공기업 전반에 ‘디지털 복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화성시는 공사와 연계해 ‘공공기관 웹 접근성 통합 관리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다. 향후 시청·산하기관·공기업 홈페이지를 통합 모니터링해, 접근성 미달 항목을 자동 탐지·보정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화성도시공사의 3년 연속 인증은 단지 IT 품질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시민 중심 행정”이 기술의 언어로 구현된 성과다. 공공기관의 ‘디지털 포용’이 선언에서 실제 서비스로 전환된 대표 사례로서, 향후 지방 공기업의 표준 모델이 될 가능성도 높다.
한병홍 사장은 HU공사는 ‘모두를 위한 도시 플랫폼’을 만드는 데 앞으로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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